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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챕터2-3] 글의 도입부 작성하기

    이지현

    날치알김밥 · 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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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와의 대화 도중 순간 삐죽하게 말이 툭 나갔다. 후회했다. 방금 말투가 너무 다정하지 못했지, 자책했다. 그러자 이런 말을 들었다. 너가 매번 다정하게만 말했다면 난 널 딱히 안 좋아했을 수도 있어, 하나도 재미없었을 거거든. 그래 그것도 맞아. 왠지 모르게 후련해졌다.


    근 몇 년 간 사회는 유독 다정함을 외치고 있다. 서점만 가봐도 이 외침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다정함이라는 감정에 대한 책부터 다정한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 심지어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정함을 필요로 한다는 진화론적인 서적까지. 날 선 사람들로부터 베인 사람들이 많은 걸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 걸까. 서점에 서서 문득 생각한다. 나는 순간적으로 왜 자책했을까. 친구의 말을 듣고 후련함을 느낀건 뭐였을까.


    본의 아니게 다정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 편이다. 타고나길 정이 많은 성향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넌 진짜 다정해, 넌 다정한 사람이야, 라는 말을 계속해서 듣다 보니 나도 모르게 내가 다정한 말투로만 말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게도 되는 것이다. 사실 다정함이라는 것은 내가 가진 수십 가지 성향 중 극히 일부일 텐데,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신경을 쓰고 있는 거지. 괜스레 성가시고 불편해졌다.


    사회에서는 마냥 다정하고 친절한 사람을 선호할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다정함과 같은 따뜻한 가치는 분명 필요하기도 하고. 하지만 때로는 비록 날이 서있을지언정 야생의 모습에 가까운, 그 정제되지 않은 뾰족함을 드러냈을 때 더 매력 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게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오히려 다정하게 사는 것보다 더 쉽지 않기도 하다. 나 역시도 생긴 대로 살자, 하면서도 사회에서 사람들과 생활하다 보면 종종 스스로가 알게 모르게 만든, 다수의 사람들에게 선호되는 굴레에 갇히기도 하니까.


    아무리 다정함이 좋은 가치라고 해도 마냥 다정할 수 없고, 딱히 그럴 필요도 없다는 것. 결국에는 각자가 가진 야생의 모습을 더 소중히 하면서 때로는 이를 드러내보이는 것이 그 사람을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해준다는, 다소 촌스러운 결론이 되어버렸지만 야생의 나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다 보면 종종 잊어버리기도 하니까. 이렇게 다시 한번 상기시켜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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